Monday, April 15, 2024

2011년도 미동부한인문인협회 문인극 대본/지상의 양식 -앙드레 지드

앙드레 지드 지상의 양식

등장인물 :   앙드레 지드, 나레이터, 시인 1, 2, 3, 4, 5, 6 …가수, 무용수


장면 :   거리의 카페…테이블, 의자, 가로등…

정원….꽃, 화분, 벤치 

숲 속…나무, 새, 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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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1>


커텐 드리어진 무대위에 조명, 음악과 함께 앙드레 지드 걸어나온다.


앙드레 지드 :

나타나엘이여, 다른 사람이 아무도 그대에게 준일이 없는 기쁨을

그대에게 주고 싶다.

그것을 어떻게 그대에게 주어야 할 지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이 기쁨을 확실히 가지고 있는 것이다.

다른 어느 사람이 한 것보다도 더 친밀하게 그대에게 이야기하고 싶다.

그대가 책 속에서 여태껏 받은 제시 보다도 더 많은 것을 찾으면서 여러 책들을 펼쳤다가 다시 접고

그래도 무엇인가를 기다리고 있을 무렵…

그대의 열정이 슬픔으로 변하려는 그러한 시각에 그대 곁으로 가고 싶다.

그리고 그대가 나를 사랑하게 되기를 바란다.


음악이 커지면서,

앙드레 지드 퇴장, 나레이터 등장


나레이터 :  

오오 나타나엘이여, 곤고한 자여, 무엇이 그대를 슬프게 하는가? 왜 그대는 고통하는가?

오오 곤고한 자들이여. 그대는 뭘 기다리는가? 왜 기다리고 있는가? 무엇 때문에 머뭇거리고 주저하는가? 그대들은 뭔가를 찾고 있는가? 그래서 여기저기 방황하는 것인가? 자 오늘은 또 멍든 가슴을

쓸어내리며 어디로 가고 있는 가?

나레이터 무대 한구석으로 퇴장.


<장면 2>


커텐 둘쳐지면서 무대는 카페로 바뀐다.

시인들 카페 안의 의자에 앉아있거나 벽에 기대 서서 이야기하고 있다.


시인 1:

오오 카페.

그림과 멋진 사람들이 가득히 차고 으리으리한 카페가 있다.

익살맞은 구절을 노래하며

여자들이 스커트를 높이 추켜 올리며 춤을 추는 조그만 카페들도 있다.


시인2:  

때로는 말 많은 시인이 장황하게 옛날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얼마나 여러번 밤마다

나는 무슨 소리인지 알지도 못하면서 그의 이야기를 들었던가….


시인 3:  

저녁마다 달라지는 온갖 것들의 미묘한 변화를 알아 채기 하기 위하여,

그리고

시간이 그 작은 공간을 서서히 변형시켜가는 모습을 바라보려고

매일 저녁 카페에 갔다.


나레이터:

아 곤고한 자들이여,

과연 그대들은 이곳에서 무슨 생각들을 하는가?


시인들 차례 차례 무대 앞으로 걸어나온다.


시인 1 :

아아, 그 옛날 쉬라즈의 작은 카페여. 하피즈가 찬양하던 카페요.

시인 된자 그는 그저 모든 것들을 열거하기만 하면 그것으로 노래가 되는,

따로 노래할 것이 없는 그러한 때에 나는 태어났으면 한다.


시인 2 :

오오, 내 영혼이 미소할 때 내 기쁨을 만족시킬수 있다면.

그대의 입술이 입맞추기 알맞게 아름다울 때,

그리고 그대의 포옹이 즐거울 때에

그대의 사랑의 욕망을 만족시킬수만 있다면….


시인 3:

이따금 나는

과거 속에 한 묶음의 추억을 찾아 그것으로 이야기를 꾸며 보려고 했다.

그러나  거기 나타나는 나는 이미 내가 아니며

나의 생명은 이미 그 추억 속에는 없었다.   그렇다.

오는 날 내가 후회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많은 과일들을, 네가 나에게 내밀어 준 과일들,

내게 영양을 주는 사랑의 신인

그것들을 내가 깨물어 보지도 않고 썩는대로,

내게서 멀어져 가는대로 내버려 두었다는 사실이다. 


시인 4 :

그렇다! 나의 청춘도 참으로 암담한 것이었다.

나는 그것을 후회한다. 

나는 맛보지 않았다. 땅의 소금도, 짠 맛을 지닌 바다의 소금도. 

나는 내가 땅의 소금이라 믿고 있었다.

그리하여 나는 나의 맛을 잃을까 두려워했었다.

바다의 소금은 그 맛을 잃지 아니한다.


시인 5:

내 영혼의 소모를 맊기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했다.

영혼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신만 생각하고

어려운 기도를 드리느라 갖은 애를 쓰며

열심히 내 자신을 소모시키는 것이었다.

내가 배운 것은 오늘날 갖지 아니한 모든 것은

나중에 1백배로 되어 도로 찾게 된다고 했기 때문이다.


시인 6 :

나의 갈증은 물을 마심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더욱 더 커졌다.

나중에는 하도 결렬하여져서 욕망에 못 이겨 울고 싶은 지경이었다.


시인들 뒤로 물러서며 의자에 앉거나 벽에 기대어 선다.

관객석에서부터 앙드레 지드 등장


앙드레 지드 :

무슨 일이냐! 나타나엘이여, 곤고한 자여,

내 사랑하는 나타나엘이여.

그대 자신이 신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알아치리지 못하다니!

신을 갖는다는 것은 신을 보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신을 보려고 하지 않는다.

어느 산길 모퉁이에서, 나타나엘이여,

그대는 그대의 나귀가 멎어선 곳에서 눈 앞에 신을 보지 않았던가?

아 그건 그대가 신을 남과 다르게 생각하고 있었던 까닭이다.

나타나엘이여,  

바로 이 장소가 아닌 다른 곳에서 신을 찾으려 하지 말라.

신을 행복과 구별하지 말라. 그리고 그대의 온 행복을 순간 속에서 찾으라.

무엇에나 얽매임이없어야 한다! 나타나엘이여, 얽메이지 말아야 하느니라 !

내가 걷고 있는 길이 ‘나의’ 길이며 그것을 옳게 걷고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앙드레 지드 걸어내려와 나간다.


시인 1 :  오늘 아침 나는 무덤에서 빠져나온 것 같다.


시인2:   아, 삶이란 욕망으로 가득한 입술 위에서 녺아내는

        한 없이 감미로운 과실인 것이다.


불꺼지고, 시인들 뒤로 퇴장


<장면 3>


같은 장면 중, 불이 어두웁게 비친다.

그 중에 걸상에 앉은 나레이터에게만  스포트 라이트 비친다.


나레이터:

걸상 위에 앉아 읽는 책들이 있다.

걸으면서 읽는 책들도 있고,

어떤 것은 숲에서 어떤 것은 정원에서 읽도록 되어있다.

그리하여 시세롱은 말했으니….

      ‘그들은 우리와 더불어 전원에 있느니라’라고.

마차 속에서 읽은 책도 있고

헛간 속 꼴 위에 누워서 읽은 것도 있다.

사람에게 영혼이 있다고 믿게 하기 위한 책이 있는가 하면,

영혼을 절망케 하기 위한 책도 있다.

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것이 있는가 하면

신에게 다다를 수 없게 하는 책들도 있다.


스포트 라이트 무대 안쪽에 있는 앙드레 지드에게 비췬다.


앙드레 지드 :  아아, 나타나엘이여

      이 모든 책들을 언제 우리는 다 불태워 버리게 될것인가?


스포트라이트 두 사람에게 동시에 비췬다.


나레이터 :

네푼 짜리도 못되는 책들이 있는가 하면

엄청나게 값진 책들도 있다.

왕과 왕후의 이야기를 하는 책들이 있는가 하면

가난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는 것도 있다.


앙드레 지드:

아 나타네엘~!

그 모든 책들을 언제 우리는 불살라 버리게 될것이냐!

바닷가의 모래가 부드럽다는 것을 책에서 읽는 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

나의 맨발이 그것을 느끼고 싶은 것이다.


조명 꺼지고 음악( 또는 노래)


<장면 4>


밤의 정원…….

등장 인물 모두 무대 여기저기에 서있다. 나레이터 무대앞으로 걸어나와, (시인들을 바라 보며)


나레이터 :

곤고한 자여,

그대는 잠을 자고 있는가? 잠을 청하고 있는가?

그대는 침대속에서 빠져나오지 않는다. 왜? 잠을 그리워 하는 것인가? 


시인 3 :

하도 부드러운 천이 드리워있어 그것들이 나의 육체와 더불어

사랑을 꾸미는 것 같은 잠자리도 있었다.  


시인 4:

나는 밀밭 고랑에서도, 건초 헛간에서도 자 봤다.

물결에 흔들리며 배의 갑판 위에서도

그리고 선창의 얼빠진 눈을 마주 보며 선실의 비좁은 침대에 누워자기도 했다.


시인들  무대 안쪽으로 물러선다.


앙드레 지드:(의자에 앉은 채로)

우리는 잠을 훌륭하게 준비할 수도 있다. 상쾌하게 깰 수도 있다.

그러나……훌륭한 잠은 없다. 꿈도 현실이라고 여겨지지 않으면 흥미가 없다.

      아무리 아름다운 잠일지라도

깨어나는 그 순간에 비기면 가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레이터:

그렇다. 가장 아름다운 추억일지라도 나에게는 행복의 잔해에 지나지 않는다.

아주 조그마한 물방울이라도 그것이 눈물 한 방울일지라도,

나의 손을 적셔주면 곧 나에게는 더 귀중한 현실이 되는 것이다.


앙드레 지드 일어서서, 시인 들을 향해 걸어갔다가 다시 관객을 보면서


앙드레 지드:

모든 것은 제 때에 오기 마련이다.  

앞으로 올 기쁨을 미리 기다리지 말라.

지상에서 아무 것에도 집착하지 않고

끊임없이 변모하는 것들 사이로

영원한 열정을 꿈꾸고 다가가는 사람은 행복하다.

 

무대에 불이 환하게 들어오며 무용수 등장( 행복한 동작과 표정으로 무용)


나레이터 : 앙드레 지드는 외쳤습니다……


앙드레 지드 : 나타나엘이여,자, 이제는 나의 책을 던져 버려라.

그 것에 구속되지 말고 자유롭게되라.나를 떠나라.


나레이터 : 앙드레 지드는 자신이 쓴 책들 까지도 다 던져버리라고 말합니다. 그는  인간은 그 자체로서 완벽하다고 말했습니다. 신이 인간에게 주고 싶은 것은 평온과 행복입니다.


시인들 무대 앞으로 나온다….은은한 샹송 흐르며


나레이터 :

그는 아직도 외칩니다. 우리가 이 지상에 사는 동안에

하나님이 만드신 이 지상에서

하느님이 자기의 형상으로 만든 인간들에게

한 없이 제공하는 양식들을 한껏  받아드리라고.


시인들 한 사람씩 나와 한마디씩….

시인 1 : 존재한다는 것이 나에게는 굉장히 쾌락적인 것으로 되었다.

시인 2 : 나의 감각의 가장 큰 기쁨은 축여진 갈증이었다.

시인 3 : 오오 나의 마음이여,나는 너를 흡족하게 물 먹였다.

시인 4 : 나의 육체여,나는 너를 사랑으로 도취하게 하였다.


나레이터 서서히 시인들 가운데 선다.


나레이터: 인기척이 끊어진 길에서부터 이따금, 마차, 자동차가 한대 씩 굴러가는 소리가 난다.

시인 5 : 그리고 저 멀리 도시를 버리고 기차가 기적을 울리면서 달아나는 소리가 들여온다.

시인 6  : 대 도시는 이제 사람들이 잠 깨기를 기다리고 있다.


음악소리 갑자기 커지면서,  불이 꺼진다.

곧 불이 들어오면서, 출연진 등장, 인사

 


2011년도 미동부한인문인협회 문인극 대본/지상의 양식 -앙드레 지드

앙드레 지드 지상의 양식 등장인물 :   앙드레 지드, 나레이터, 시인 1, 2, 3, 4, 5, 6 …가수, 무용수 장면 :   거리의 카페 …테이블, 의자, 가로등… 정원 ….꽃, 화분, 벤치  숲 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