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July 31, 2019

기자의 눈/ 발 없는 글


                                           카톡 에티켓
                                                                                              

없는 글이 만리를 간다.
천리를 가던 발 없는 말은 흔적을 남기지 않지만, 글은 확실한 증거를 남기면서 순식 간에 지구의 구석구석을 왕래한다.

글의 홍수다. 역사이래 지구 상에 이 만한  홍수가 난 것은 노아 시대 이후 처음일지도 모르겠다. 새벽서 부터 밤까지 이메일로 스마트 폰으로 들어 오는 글이 넘쳐난다. 편리하고 재미있자고 시작한 카톡 때문에 조용히 살던 라이프스타일이 바뀌어 복잡해지고, 범죄까지 발생하는 일이 생기고 말았다.
언제 어디서나 쉽게 용건을 전할 있으며, 다른 나라에 있는 사람과도 전화비 없이 통할 있어 세상이 손 안에 들어 까지는 좋다. 그러나 표정도 없이 억양도 없이 주고 받는 손바닥 세상이 문제다.

워낙이 말 많고 소문 좋아하는 인간의 본능으로 생겨나는 웃지 못할 사건들이 조그마한 네모 판 안에서 벌어진다.  세계 각국에 흩어져 사는 100여명 동창들이 한꺼번에  수다를 즐기다가 누군가의 한 마디 말 실수에 한꺼번에 친구들이 원수가 되어 버리는 경우도 있고, 얼마 전 포트 리 학부모들의 카톡 사건의 저질스러움은 같은 한국인으로서 또한 아이를 키워본 같은 여성으로서 정말 챙피하기가 이를 때 없는 일이다.

늦은 감이 있지만,  인터넷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말초신경적인 태도를 한번 점검하고 그 옛날 신사 숙녀들의 에티켓 처럼 SNS에티켓을 생각해볼 때가 된 것 같다.
카톡으로 하도 시시한 것이 들어와서 짜증날 때가 많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물론 그런 말을 하면서도 까꿍 까꿍하고 들어오는 카톡을 소리가 날 때마다 꼭 열어보고  열심히 읽어보고 또 자기가 아는 사람한테 열심히 전달해 보낸다. 카톡은 빼 놓을수 없는 하루 일과가 되었다. 그러나 시도 때도 없는 일과가 된 것이다.

중요한 연락을 놏칠수 있어서 아주 소리를 꺼버리지는 못하고, 작은 소리로 세팅을 해 놓았어도, 띵하고 울리는 소리에 반사적으로 전화기를 열어보기는 마찬가지이다. 바쁠 때 또는 심각한 일이 있을 때에라도 울리는 신호 소리에는 자동적으로 전화를 열어보게 되는데,  웃겨여.’라며 글이 들어와 있으면 웃읍지가 않고 오히려 짜증이 난다. ‘넘넘 감동이예요.’ 라는 글에는 감동은 커녕 화가 날 때가 더 많다. 물론 나를 특별히 생각해 주어서 보내 주는 것이니 그 정겨운 마음은 고맙다. 그러나 제목만 봐도 여러번 받은 것 또한 한꺼 번에 수 십명한테 보내는 글들에는 생각이 달라진다. 이제 그런 것은 아예 열어보지도 않을 때가 많다.

초기에는 이런 글이라도 꼭 답을 쓰고, 글을 읽은 소감을 나누고 했었다. 그러나 아침부터 좋은 글이라며 들어오는 글들이 어디서 누가 쓴 글인지도 모르는 상투적인 것이라서 아무런 인간미도 느껴지지를 않는다. 업무나 중요한 연락이 아닌 것은 스팸, 소셜, 프로모션 등으로 차단을 하지만, 친지들을 차단시킬 수는 없기에 다정하게 제동을 걸어보고 싶다. 제발, 나만을 생각해서 따로 고심해서 직접 쓰신 글을 받고 싶어요.”라고.

카톡 에티켓이라고 특별할 것이 없다. 모든 에티켓과 똑 같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이다. 카톡을 받는 사람의 취향과 입장과 그 사람의 독특함을 고려해봐야 하는 것이다. 누구나 다 좋아하는 코메디라해도 싫어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어느 사회에서나 마찬가지로 인터넷 SNS 카톡 사회에서도 우리는 단정하고 품위있는 고상한 인격을 보여줄 수 있어야 겠다.
2014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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