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July 31, 2019

기자의 눈/ 지구 한냉화


                                                지구  한냉화
지구가 따듯해지고 있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다.  지구가 온난화되고 있다는데 어째 이렇게 춥단 말인가. 삼한 사온이 없어진지는 오래지만, 그렇다고 혹한의 날씨가 이렇게 오래 계속 된 적도 없는 것 같다. 더구나 미주 생활 30년 넘도록, 눈이 이토록 자주 오는 겨울을 경험해 본 적도 없는 것 같다. 
블랙 앤드 화이트의 경치, 미세한 소리까지 눈 더미가 흡수를 하는지 창 밖의 온 동네가 적막하고 포근하다. 윈터 원더랜드! 말은 낭만적이지만,  현실은 고달프다. 회의 날짜를 눈 때문에 세 번째 취소를 하게 된 에지먼트 학부모회 회장은, ‘제가 로또를 샀으면 대박했을 뻔 했어요.’하면서, 이제는 아예 3월로 미팅을 미루겠다는 연락을 해왔다.
좁아진 길 마다 파킹 전쟁이고, 겹겹이 뿌려진 소금으로 하얗게 된 도로의 차선도 잘 보이지 않을 뿐더러, 미처 녺지 않은 소금 덩어리가 집 앞 길가 양쪽에 수북히 쌓여 있다. 저 많은 소금이 결국 다 땅속으로 들어 갈 텐데, 식물에게는 괜찮은지 걱정도 된다.  만나는 사람마다  인사는 너무 춥다는 것이고, 감기로 죽을 뻔 했다는 것이고, 그리고 눈 치우느라 고생했다는 것이다.
지난 주, 미처 다 치워 내지 못해 쌓여있던 눈 더미 위로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눈을 치우러 나간 남편은 때 마침 눈치우라고 다니는 사람에게 40불에 흥정을 하고 들어왔다. 처음에는 운동이 되어 좋다더니, 연속되는 노동에는 아무래도 역부족이었나 보다.  왜 이리 눈이 많이 오는지’…… 유난히도 눈이 없었던 겨울도 있었고, 또 별로 춥지 않은 겨울도 있었지만, 그 때에는 불평을 하지는 않았다. 어쨋거나 날씨 불평처럼 소용없는 일도 없다.
지구가 온난화 되고 있는지 한냉화 되고 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눈이오다 비가 오고 또 동시에 천둥까지 치는 드라마틱한 날씨를 자주 겪으며, 지구의 몸살이  내 몸살이 되고 있음이 느껴진다. 내가 살고 있는 지구는 태양 주위를 돌고, 태양계는 은하계 속의 먼지보다 못한 존재이고, 이런 먼지가 우주 속에는 바닷가 모래보다 더 많다는데,……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할지. 겹겹이 쌓인 시커먼 눈 더미를 바라보는 마음은 풀 수 없는 숙제를 안은 학생처럼 답답하다.
2014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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