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7월
탐정소설
요즈음 단편 추리 소설을 오가는 기차 속에서 열심히 읽고 있다.
나는 탐정 소설을 좋아한다.
탐정 소설광은 아니지만, 한참 살다가 웬지 생활이 지루하게 여겨지거나, ㄱ저 그렇고 그런 애정 소설, 내용이 머리에 남지 않는 수필들, 또는 정신수양으로 읽곤 하는 '사람은 모름지기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가르치는 종교, 철학 책들에 질릴때는 탐정소설을 찾게 된다.
그러다 보니 매년 몇 번 씩은 꼭 탐정소설에 빠지곤 한다.
수많은 범죄 거의 모두가 인간의 본능인 돈 욕심과 질투에서 비롯한다는 것이 재미있다. 그 단순한 범행동기에 비해 교묘한 범행자체, 그리고 기막힌 추리력이 재미가 있는데 그 모든 것 보다 나는 범인과 주변 인물들, 사건을 해결해 내는 사람의 심리를 살펴보는 일이 더욱 재미있다.
등장 인물들은 극한 상황에서 사랑이나 도덕심, 정의감 보다는 어쩔 수 없는 인간 본능을 내보이기 마련이다.
세월이 세월이 지나다보니 낵 좋아하는 작가는 아가사 크리스티라는 것을 자연히 알게 되었다.
어릴적 읽던 샬록 홈즈 식 철저하고 치밀한 두뇌의 추리력 발휘보다는, 뜨게 바늘을 손에 들고 볼이 발그레하니 온화한 얼굴을 한 할머니 미스 마플이 순전히 여자 특유의 남에 대한 호기심으로 사건을 풀어 낸다는 식이 마음에 든다.
그녀는 어떤 사건이든지 호기심의 발동으로 관여하게 되고 그리고는 어떠어떠한 유형의 사람들은 주로 어ㄸ어떠한 행동을 하기 마련이라는, 오랜 경험에서 나온 통찰력으로 범인을 찾아내곤 한다.
바로 그 점에서 난, 그 이야기를 엮어내는 아가사 크리스티에 감탄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주변 사람들과 일상생활에서 늘 벌어지는 문제들(싸움)을 대할 때에 나도 마치 미스 마플과 같은 시각으로 사건을 객관화 시켜본다.
새로 사귄 사람이 어떤 행동으로 날 당화예 할 때가 있다. 그러면 난 예전에 알던 그와 비슷한 유형의 사람과의 경험을 살려서 그 사람의 성격과 행동을 판단해 본다.
재미있게도 밋 마플의 '이런 사람은 이런 행동을 하기 마련'이란 추리의 적용은 의외로 잘 맞아 떨어지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또 가정에서나 친구 사이, 그 외 사회집단 속에서 흔히 일어나는 크고 작은 불협화음도 탐정 소설의 버맹 동기처럼 거의가 다 개인의 욕심과 질투에서 시작된다는것, 그리고 그 악한 본능을 은폐하기 위해 교묘히 복잡한 이론과 지식을 총동원시켜 겉으로는 심각한 사상의 갈등처럼 보이게 한다는, 내 나름대로의 결론도 추리소설을 많이 읽은 덕택에 터득했다. 사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인간은 실생활과는 터무니 없이 다르게 과장된듯이 여겨지는 탐정소설의 등장 인물들 처럼 본래가 악하게 태어난 것이 아닌가 하게 된다.
이런 망ㅁ으로 나는 부부싸움도 고부간의 갈등도 친지와의 다툼도 또 어떨땐 형제지간의 문제까지도 풀어본다.
나와 상대방이 갖고 있는 단순한 본능(욕심, 질투) 이 문제의 핵심인 것을 알면 문제는 쉽게 풀리고 마음이 편해지곤 하는 것이다.
오늘도 기차 속에서 세번이나 자기 ㅂ인을 살해하려다 오히려 자기가 죽고마는 이야기와 남편 있는 여인을 소유하려고 그 애인마저 ㅈㄱ여버리는 코믹한 추리소설을 재미있게 읽으며 출근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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