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6월 14일
1석 5,6 조
지난 일요일 화창한 초 여름 오후, 리버사이드 교회로 한인 남성 중창단의 음악회 취재를 갔다.
좋은 전시회나 음악회를 취재갈 때 나는 1석 3조의 마음ㅇㄹ 갖고 간다. 신문을 만드니까 좋고, 동포사회에 마음의 야익을 전해줄수 있어서 좋고 또 하나는 내 자신이 예술을 즐길 수 있으니 좋은 것이다.
그러나 주로 저녁 시간에 열리는 공영이나 전시회 오프닝에 갈 때면 매번 몇 가지 일이 겹치고 이래저래 시간에 쫏기기 일쑤다.
장소에 헉헉 거리며 늦게 도착하거나 아니면 행사가 다 끝나기도 전에 나와야 하는 일도 부지기수다.
더구나 택시타기도 복잡한 맨해튼 거리를 밤 중에 뛰어 다니는 일이 더 쓰트레스를 받곤한다.
또한 연주회나 전시의 주인공들을 만나 인터뷰도 겸하기 때문에, 에술적인 분위기에 젖어 있을 수가 없다. 어떻게 정보를 잘 얻어서 좋은 기사를 쓸 수 있을까 부담을 갖기 때문이다.그런데 리버사이드 교회에서이 취재는 달랐다. 아침나절 일요일이면 의례히 치루워야 하는 온갖 일들, 교회 다녀오고 아들 축구장 데려다 주고 빨래하고, 점심 먹고 그리고 카메라챙겨들고 남편과 딸과 함께 나왔다.
리버 사이드 교회까지는 지하철로 가기도 쉽지 않고, 또 파킹이 어렵다고도 해서 오랜 만에 가족 나들일ㄹ 해보자고 제안했는데, 의외로 남편과 딸이 순수히 응해주었다.
리버사이드 교회는 작년에도 동생 네가 서울 서 왔을 때 한번 가본 적이 있었다.
교회 앞 '리 그랜트 장군 기념관'에 가서 구경도 하고 본당에 들어가 파이프 오르간 연주도 들어보고 나왔는데 갈 길이 바빠서 "으응 이런 곳이었구나."하면서 그저 한 바퀴 둘러보는 식이었다.
음악회 시간 보다 빨리 도착해 운 좋게 교회 앞에 파킹을 할수 있었고 딸아이랑 사진도 찍을 수 있었다.
음악회가 시작되기 전 예배당 안을 둘러보고 스테인드 글래스도 찬찬히 쳐다보면서 마음이 가라 앉았다.
드디어 하얀 유니폼을 입은 함성 중창단들이 등장하자 높은 천정과 예배당 귬ㅎ에 비해 그들이 참 '작다'라고 느끼며 카메라를 챙겨 사진 찍을 기회를 놓치지 말어야지 했다.
한곡 두곡 노래가 진행되면서, 가사가 마음에 전달되면서 충중들의 박수에 나도 동감되었다.
음악회 중간에 지휘자는 불치의 병에 걸린 단원 한 사람에게 음악회를 바친다고 했다.
다 끝나고 나서 리버사이드 교회의 음악 디렉터는 여직껏 이 교회에서 수 많은 음악회를 했지만 이렇게 감동스런 음악회는 없었다고 했다.
아 그랬구나. 나 혼자만 느낀 것이 아니었구나.
교회를 나서는데 한 여인이 하얀 강아지 한 마리를 데리고 교회로 들어가고 있었다. 딸아이와 나는 동시에 '어이구'했다. 우리 강아지와 같은 종류인데 우리 강아지는 털도 못 깍아줘서지저분하고 이 강아지는 깨끗하게 이발이 되어 있는 것이 달랐다.
내가 '어이구' 한 뜻은 반갑기도 해고 대접 못 받고 있는 우리 강아지가 가엾다는 뜻이기도 했다.
신문 기사도 쓰고, 우리 동포에게 감동의 스토리도 전해줄 수 있고, 음악에 빠져 진정한 감상도 했고 그리고 아프신 분 위해 진심으로 기도했고, 우리 가족도 마음을 같이 했고, 또...... 그래서 이번 치재는 1석 5,6조가 되었다.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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