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9월 1일
평생교육
아이들이 새 선생님이 결정된 통지서를 받고는 친구들과 전화하고 어느 선생님이 되었는지 같은 반인지 갈라졌는지, 좋아하고 섭섭해하고 야단들이다.
나도 덩달아 각 학교 성인 교육 프로그램 저녁반이나 토요반에 들을 만한 강의가 있는지 카다로그를 뒤적여 본다. 이번 학기에는 미술감상이나 영어회화 말고 좀 더 미국이란 사회를 잘 알수 있고, 어차피 이곳 사람이 될 아이들 하고의 문화차이도 줄여볼 강의가 없나 살펴 본다.
집에 가서도 또 한바탕의 일이 있고, 토, 일요일은 지내고 나면 오히려 월요일 출근 기차속에서 마음과 몸을 쉬곤하는 '일하는 엄마'가 적당한 시간 내기는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자세히 설명되어 있는 강의 내용들을 볼때, 어떻게서든 한 과목이라도 신청해봐야 겠다는 생각이다.
미국ㅇ느 '사람은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한다.'라는 말이 실감나는 나리안것 같다.
대학이나 YWCA 등 큰 기관 말고도 동네의 '성인 프로그램'만 해도 취미생활에서부터 전문적인 기술에까지 그 전문성과 다양함이 대단하다.
문화, 예술, 육체, 정신 건강, 경제 문제, 운동, 언어,, 요리, 원예, 뉴욕 시내와 뉴욕 근교에 산재해 있는 뮤지움, 역사적인 건물 등 관람까지....
특히 요즈음엔 학교마다 각 나라 식당을 다니면서 믕식 맛을 보고 요리법까지 배우느 ㄴ코스라든가, 월 트레이드 센터 폭탄 사건 강의, '2천달라 미만으로 뉴욕에서 시작할수 있는 사업' 강의 등 복잡한 사회의 고도로 다양해진 삶에 맞는 프로그램 들을ㅇ 만들어 내고 있다.
이런 프로그램ㅇㄹ 가보면 유난히도 나이 많은 사람들이 많다. 머리가 하얗게 된 나이에 뭔가를 또 새로 배우려고 하는 그들에게서 느끼고 반상하는 바가 크다.
나는 어떠한가. 시험 답안지 위주의 주입식 공부만을 해온 20여세 나이에 이미 굳혀져 버린 머리로 그 이후 나머지 인생을 밀고 나가고 있는게 아닌가. 잘 난척 놀기만 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지 않은 대학시절을 마치고 그 때 부터 자신의 머리에 떠 오른 생각은 다 옳은 것으로 여기고 살아오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반성이다.
다른 것 말고도 우리 아이들과 대화하며 자신있게 살기 위해서라도 (그애들에게 한국말만 가르칠것이 아니라), 평생 배워야한다는 생각으로 어른인 내가 지금이라도 자꾸 배워야겠다는 절실한 생각이 든다.
얼마 전 인터뷰를 했던 어떤 교수님의 말이 떠오른다.
"배우려면 먼저 몰라야 됩니다. 우리는 이미 자기자신이 뭐든지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넓고 새로운 세ㅖ를 전혀 배울 수가 없어요."
이번 학기에는 '뉴욕 타임즈 신문사를 방문해 편집자와 토론하는 프로그램에 한번 참여해 볼까 마음을 굳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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