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August 6, 2019

27 스트리트/ 아이의 축구와 아빠

1993년 10월 21일

아이의 축구와 아빠

아무래도 추울것 같아 아이에게 긴 소매 셔츠와 긴 바지를 입혔는데, 남편은 뛰면 땀 난다고 다 벗기고 9번이라는 넘버가 붙은 짧은 셔츠와 반바지를 입히낟. 워낙 잘 안 먹는 아이에게 그렇지 않으면 너 또 넘어진다면서 씨리얼을 더 쏟아준다.
이번 학기부터 작은 아이는 토요일마다 한글학교를 그만두고 축구게임을 간다.
운동은 좋아하지 않을 정도가 아니라 중계방송을 보는 거 조차 ㅇㅇ싫어하는 나는 암만 우리애가 처음으로 하는 축구라고 해도 큰 흥미가 없었다.
그래도 남자는 운동을 좀 해야 할 것 같고 또 이만 때면 다른 애들 다하니까 시키는격이었다.
동네 공원엘 가니 졸망졸망 어린애들이 엄마 아빠랑 모여들어 게임 전 연습들을 한다. 키만 컸지 말른 우리 아이에게는 그저 운동삼아 공차며 1시간 뒤는 것 만도 다행이라고 생각하는데, 남편은 안 그렇다. 쭈빗쮸빗 거리는 아이에게 공을 찰 때는 이렇게 저렇게 하라는 등 뭔가를 계속 가르쳐주고있다.
한 꺼번에 너무 많은 말을 해주면 어린애가 더 혼동할 것 같아서 말려도, 우선 멀리 차고 나서 쫓아가라는 등 저쪽 팀은 보니까 별 볼일이 없을 것 같다는 등 남편은 열심이다.
게일이 시작하자 나는 언덕 위에 엉거주춤 앉아서 구경하다가 점점 일어나 언덕 아래로 내려 와서는 무조건 "인준아 차라 차.'하고 소리를 질른다.
그런데 남편은 아이에게 손으로 무슨 표시를 하기도하고 심각하게 혼자말로 중얼거리기도 한다.
아이가 이리저리 애들이랑 엉겨 뛰어 다니다가 공을 서너번 차고 줄 밖으로 나아 손으로 던지는 것도 몇 버나고 한번 넘어지고 하는 것 눈으로 따라다니며 보다보니, 게임이 끝났다. 뭐 사줄까 멕도날? 버커킹? 하며땀에 적은 아이에게 너 참 잘하드라고 건성으로 말해준다.
저쪽 팀의 등치 ㅋㄴ 아이가 힘있게 공을 멀리 차던 것 아슬아슬하게 보던 생각 밖에 없는 데, 남편은 제임 ㄲㅌ나고 오는 차에서부터 그 다음날 까지도 '그 때 8번이 공을 노머 오래 갖고 있었잖아? 그땨는.." 하며 어수선하게 뒤어다니다 끝난 게임이 장면 장면을 기억해 ㅇ이게게 설명을 해주고 코치해준다.
요즈음은 토요일 골프도 끊고 시간만 나면 잊 방페서 아이랑 공 차고 놀면서 남편 ㅏㄹ로는 무슨 '묘기'인가를 가츠렸다고 한다.
아마도 아이 키우는 재미라는게 이런건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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