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안되는 일을 애를 써서 되게끔 해본 적이 별로 없다. 눈 앞에 닥쳐 오는 일을 겨우 처리 해왔다. 가다가 벽에 부딪치면 돌아 가고, 오늘 못하면 내일하고, 내일도 못하면 그만 둔다. 공부도, 운동도, 살림도, 직업도 노는 일 조차도 ‘이 정도면 됐다.’에서 그친다.
킨들을 선물 받고는 벽에 부딪쳤다. 어떤 책이든지 쉽게 다운 로드 받아 읽는다는 얄팍한 네모 판데기를 묵묵히 바라다 본다. 손가락으로 밀어 보고 눌러 보지만, 아무런 작동도 안된다. 여기저기두드려 봐도 조용하다. 아예 시작이 안되는 거다. 관두자. 종이로 된 책도 다 못 읽어서 쌓여 있는데, 내 돈들인 것도 아니니 포기할 만한 이유가 충분하다. 박스에 다시 넣으려다가 '아니야. 잠깐. 나는 항상 항상 요 만큼에서 멈춘단 말이야.’는 생각이 든다.
어떤 일이건 적당한 순간에 손을 놓아야 할 이유는 많다.
킨들을 선물 받고는 벽에 부딪쳤다. 어떤 책이든지 쉽게 다운 로드 받아 읽는다는 얄팍한 네모 판데기를 묵묵히 바라다 본다. 손가락으로 밀어 보고 눌러 보지만, 아무런 작동도 안된다. 여기저기두드려 봐도 조용하다. 아예 시작이 안되는 거다. 관두자. 종이로 된 책도 다 못 읽어서 쌓여 있는데, 내 돈들인 것도 아니니 포기할 만한 이유가 충분하다. 박스에 다시 넣으려다가 '아니야. 잠깐. 나는 항상 항상 요 만큼에서 멈춘단 말이야.’는 생각이 든다.
어떤 일이건 적당한 순간에 손을 놓아야 할 이유는 많다.
꼭 안해도 큰 일은 아니다. 이거 보다 더 먼저 해야 일이 있다. 애써 한다고 해도 결국에는 마찬가지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건강을 해친다. 안돼는 일에 억지를 쓰는 것은 바보다. 지나치면 아니 한만 못하다라는 격언도 등장시킨다.
내 이름 노려에 기억자 하나 더 붙이면 되는 ‘노력’이란 단어가 내 사전에는 없었다.
내 이름 노려에 기억자 하나 더 붙이면 되는 ‘노력’이란 단어가 내 사전에는 없었다.
‘무엇을 하든지 열심히 한다.’라는 쪽지가 어느 집 냉장고에 붙어 있는 걸 보며 "아니 ‘무엇을 하든지’라니. 그 일이 좋은 일이 될지 나쁜 일이 될지 어떻게 안다고 미리 ‘무엇이든지’라고 할까. " 라는 생각을 한다. '한번 한다 했으면 꼭 한다 .'라는 말은 아예 싫어한다. 상황이 바뀌고 마음도 바뀔 수 있는데 어떻게 자기가 한번 말했다고 해서 그걸 끝까지 밀고 나가냐 말이다. 그 고집으로 얼마나 주변 사람을 괴롭힐까 한심스럽다. 뭘 그렇게까지 어렵게 사는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이런 태도는 물려받은 유전인자 탓일 것이다. 학교 들어가기 전 이모가 날 데리고 간 곳이 고아원이었다. 아이들이 창문에서친구왔다고 떠들어 대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집에 돌아오니 어머니는 ‘난 거기가 유치원인 줄 알았네.’하셨고 그 뿐이었다. 나는 유치원을 다니지 못했다.
국민학교 첫 성적표를 보여 드리지 아버지는 "중지 상(中止上)이가?" 하셨다. 수,우가 한 두개 있고 미가 수두룩한 내 성적으로 보시며 '뭐 이 정도면 됐다.'는 것이었다.
국민학교 첫 성적표를 보여 드리지 아버지는 "중지 상(中止上)이가?" 하셨다. 수,우가 한 두개 있고 미가 수두룩한 내 성적으로 보시며 '뭐 이 정도면 됐다.'는 것이었다.
창경원에서 열리는 미술대회에서 도화지를 받아 든 바로 그 자리에 앉아 눈 앞에 보이는 것을 그리고는 가작을 했었다. ‘너 서울대 떨어지면 어떻게 할래?’ 하시는 선생님에게 ‘홍대 가지요.’라고 쉽게 대답하고는 2차인 홍익대학을 다녔다. 대학 4년을 마치기 전에 취직을 했고, 친구 덕에 쉽게 미국엘 오자 곧 바로 결혼을 했고 아들 딸 낳고 한국 신문사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나의 끈기는 한계가 있었다. 두 아이 키우는 일이 힘들자 쉽게 신문사를 그만 두었다. 돈이 없다고 걱정하는 나에게 친정 어머니가 “쌀은 있니?”하셔서 먹을 것 많음을 감사하며 고비를 넘겼다. 멋 모르고 남들 다 하는 Mom & Pop 비지네스로 뛰어 들어 적당히 꾸려나가다가 두 아이 대학 등록금이 겹쳤을 때는 융자로 해결했다. 비지네스가 어려워지지 산입에 거미줄 치랴 그냥 가게 문을 닫아 버렸다. 늘 그런 식이었다.
이제 와서 뒤 늦게 묵묵부답인 킨들을 앞에 놓고 ‘내가 모든 일에 좀 노력을 했었더라면...’ 후회와 반성을 하는 건 왠일일까. 새벽부터 두 발로 뛰며 성공한 사람들. 꼼꼼히 차곡 차곡 한 우물을 파 공든 탑을 쌓은 사람들과 비교하는 걸까. 어려움을 비켜 가기만 하고 열심히 일해 보지 않았다는 반성일까.
하지만 옛날로 돌아가 노력이란 단어를 붙들고 애써 봤다고 치자. 이제와서 또 다른 후회가 없었을까? '당연히 뭔가 반성꺼리가 있을것이다. 인간이란 불완전한 존재, 이 나이에 이 정도면 됐다. 발등에 떨어진 일도 다 못하면서 공연히 최 첨단 킨들까지......'
묵묵부답 킨들 앞에서 유전인자가 발동을 한다. 노력을 하려던 마음이 한 바퀴 돌아 제자리로 돌아와, '못 하면 말지.'의 경지가 된다. 꽁꽁 짜여진 익숙한 삶의 철학으로 돌아가는데는 아무 노력이 필요없다.
아직 새 것이니까 다시 박스에 넣어서 누구에게 선물로 줄까? 궁리를 하다가, 아, 잠깐. 아니다. 그게 아니다. 편안한 모드로 빠져드는 나를 붙잡았다. 킨들 설명서를 둘춘다. 몇 줄 못 가서 단어부터 막혔지만 포기 하지 않는다. 작은 글자에 눈이 아프기 시작했다. 에이 관둘까. 아니다, 해보자. 설명서를 따라 아이콘 몇개를 누르다 보니 시커멓던 화면이 환이 열렸다. 뭐가 되는 것 같다. 이 느낌이 흔히 말하는 성취감이라는 것인가.
하지만 옛날로 돌아가 노력이란 단어를 붙들고 애써 봤다고 치자. 이제와서 또 다른 후회가 없었을까? '당연히 뭔가 반성꺼리가 있을것이다. 인간이란 불완전한 존재, 이 나이에 이 정도면 됐다. 발등에 떨어진 일도 다 못하면서 공연히 최 첨단 킨들까지......'
묵묵부답 킨들 앞에서 유전인자가 발동을 한다. 노력을 하려던 마음이 한 바퀴 돌아 제자리로 돌아와, '못 하면 말지.'의 경지가 된다. 꽁꽁 짜여진 익숙한 삶의 철학으로 돌아가는데는 아무 노력이 필요없다.
아직 새 것이니까 다시 박스에 넣어서 누구에게 선물로 줄까? 궁리를 하다가, 아, 잠깐. 아니다. 그게 아니다. 편안한 모드로 빠져드는 나를 붙잡았다. 킨들 설명서를 둘춘다. 몇 줄 못 가서 단어부터 막혔지만 포기 하지 않는다. 작은 글자에 눈이 아프기 시작했다. 에이 관둘까. 아니다, 해보자. 설명서를 따라 아이콘 몇개를 누르다 보니 시커멓던 화면이 환이 열렸다. 뭐가 되는 것 같다. 이 느낌이 흔히 말하는 성취감이라는 것인가.
공연히 유전인자 탓은 말자. 중고등학교 개근하고, 30년 넘게 선생님을 하고 있는 두 째, 피아노를 전공 한 세째 동생은 퀼트로 킹 사이즈 침대보를 만든다. 공부벌레인 막내는 학사 석사 다하고 살림하다가 50세가 다 되어 학사 석사를 시작했다.
의기 양양하게 다음 달 읽을 북클럽 책을 $ 9.99에 다운로드 받았다. '노력은 성공의 어머니.'라는 진리 말씀을 붙잡기에 늦지는 않았을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노력할 일들을 세어 본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 밥 먹고 나서 당장 설거질 하기, 하루 20분 운동하기. 해 보려고 해도 해 내지 못하고 있는 일부터 시작하자. 한번 노력한다고 했으면 꼭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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