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드슨 강변에 살자
허드슨 강을 궁여지책으로 들먹이면서 시작한 뉴욕 생활은 그 때나 지금이나 허드슨 강 가를 맴돌고 있다. 서울에서 살 때는, 서울 한 가운데를 흐르고 있는 한강을 자주 보지 못했지만, 뉴욕에서는 맨해튼 한쪽을 감싸고 있는 허드슨 강을 거의 매일 보면서 산다.
잠깐 어디를 가더라도 저만치에 늘 허드슨 강이 있다.
큰 집을 갈 때 타판지 브릿지로 허드슨강을 건느고, 손님이 오면 의례히 허드슨 강 상류의 웨스트포인트를 간다. 뉴욕에 사는 이북사람들이 부벽루라고 부르는 워싱톤 다리 건너 뉴져지 쪽 허드슨 강변의 절벽, 히피들의 고장 우드스탁에 갔다가 들렸던 '소거티스(Saugutis)' 등대 마을까지…... 일상생활에서 부터 여가생활에까지 허드슨 강은 늘 내 옆에 있다.
잠깐 어디를 가더라도 저만치에 늘 허드슨 강이 있다.
큰 집을 갈 때 타판지 브릿지로 허드슨강을 건느고, 손님이 오면 의례히 허드슨 강 상류의 웨스트포인트를 간다. 뉴욕에 사는 이북사람들이 부벽루라고 부르는 워싱톤 다리 건너 뉴져지 쪽 허드슨 강변의 절벽, 히피들의 고장 우드스탁에 갔다가 들렸던 '소거티스(Saugutis)' 등대 마을까지…... 일상생활에서 부터 여가생활에까지 허드슨 강은 늘 내 옆에 있다.
그러나 언제 한번도 지긋이 강가에 앉아 강 바람을 맞는 한가로운 시간을 가져보지는 못했다. 철 따라 시시각각으로 아름다운 경치를 더해주는 이 강이 나에게는 차라리 온 힘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 거대한 물줄기였다고 하는 것이 어울린다. 그야 말로 알을 낳으러 상류로 헤엄쳐 가는 연어처럼 말이다. 이민자 였기 때문일까. 어딜가나 조금은 어색하고 멋적은 생활에 주눅이 들어 있었기 때문일까. 허드슨강을 바라보며 속 시원하게 “야 , 참 좋다. 야, 시원하다.” 하지를 못했던 것은 자신있게 한국 말로 소리치지를 못했던 것일까.
멋있게 들리는 허드슨이라는 강은 어쨋거나 나의 강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국민학교 다닐때 국립묘지로 소풍을 갈 때마다 버스 차창 밖을 내다보며 흩날리는 머리카라 만큼이나 설레이며 건너던 한강도 아니었고, 여학교를 다닐 때 여학생 수영장이 있던 정능 골짜기 시냇물도 아니며 대학교 때 교외선 타고 간 가까운 시골에서 치마 걷어 들고 발을 담그며 놀던 그런 정다운 강물이 아니었다.
멋있게 들리는 허드슨이라는 강은 어쨋거나 나의 강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국민학교 다닐때 국립묘지로 소풍을 갈 때마다 버스 차창 밖을 내다보며 흩날리는 머리카라 만큼이나 설레이며 건너던 한강도 아니었고, 여학교를 다닐 때 여학생 수영장이 있던 정능 골짜기 시냇물도 아니며 대학교 때 교외선 타고 간 가까운 시골에서 치마 걷어 들고 발을 담그며 놀던 그런 정다운 강물이 아니었다.
강을 젓줄기라고 했던가. 이 거대한 도시 속에서 두 아이 낳아 키우며 이 만큼 살아낸 것은 어쩌면 허드슨 강이 내 곁에 있어 주었기 때문일것이라는 생각이 뒤늦게 든다. 각박하게 삶을 살아 내고 있을 때에 풍성한 물을 흘려보내주는 허드슨강에 나도 모르게 메마른 내 마음을 적셨던 가보다.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허드슨 강물에서 문득 한 소리를 듣는다. 아니 강물에서가 아니라 내 마음에서 흘러 나오는 소리일 것이다. 그렇다. 김소월이 넓고 넓은 대동강물을 바라보면서도 반짝이는 금 모레와 갈대 잎 소리가 있는 강변에 살자고 목이 메었던 것은 나와 같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아직도 정을 들이지 못한 삶의 자리 때문이었을 것이다.
웨스트 사이드 125가 ‘페어웨이’ 수퍼마켓에 들렸을 때 일부러 강가로 걸어 내려 가 보았다. 가슴 가득 바람을 들이키며, 거세게 들척이는 물결 위에 가만히 떠 있는 하얀 돗을 단 배들을 바라 본다. 건너편 뉴져지 강둑도 희뿌옇게 자리잡고 있다.
30년 전 142가 우중충한 건물 사이로 손바닥 만하게 보이던 허드슨 강이 분명히 내게는 한 줄기 희망이었다.
오케이. 허드슨 강변에 살자.
엄마야 누나야. 나는 여기 허드슨 강변에 살아야 한다.
30년 전 142가 우중충한 건물 사이로 손바닥 만하게 보이던 허드슨 강이 분명히 내게는 한 줄기 희망이었다.
오케이. 허드슨 강변에 살자.
엄마야 누나야. 나는 여기 허드슨 강변에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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