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가 알란 포우 스토리
입을 꾹 다물고 뚜러지게 앞을 바라보는 남자. 뉴욕 타임즈 웹 싸이트를 열자마자 화면에 떠 있는 흑백사진이 날 끌어 당겼다. '볼티모어는 포우를 가졌고, 필라델피아는 그를 원한다.(Baltimore has Poe, Philadelphia wants him)’
또 에드가 알란 포우! 벌써 몇 번 째인가. 수시로 기사가 바뀌는 인터넷 페이지에 내가 열었을 때 그 얼굴이 나타나 있었던 것은 정말 그냥 우연일까?
또 에드가 알란 포우! 벌써 몇 번 째인가. 수시로 기사가 바뀌는 인터넷 페이지에 내가 열었을 때 그 얼굴이 나타나 있었던 것은 정말 그냥 우연일까?
‘반스 앤드 노블’서 부터 에드가 알란 포우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내가 비가 오던 그날 '반스 앤드 노블'에 간 이유는 집으로 가는 지름길이었기 때문이다. 정문으로 들어가서 후문으로 나오면 곧장 우리 집으로 가는 골이 나온다. 항상 그렇듯이 진열된 책들을 건성으로 보며 빨리 빨리 걸어가다가 왠지 세일 데스크에 산더미 처럼 쌓인 책 중 하나가 눈에 띄였다.
‘어쩌면…...?’ <에드가 알란 포우의 단편(Short Stories of Edga Allan Poe)>라는 베이지 색 작은 책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에드가 알란 포우라는 이름에서 불현듯 이모가 생각났다는 것이 나중에 생각해봐도 참 신기하기만 하다. '혹시, 그 이야기가 에드가 알란 포우였을까?' 오래 전 이모가 들려 줬던 무서운 이야기가 말이다.
‘어쩌면…...?’ <에드가 알란 포우의 단편(Short Stories of Edga Allan Poe)>라는 베이지 색 작은 책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에드가 알란 포우라는 이름에서 불현듯 이모가 생각났다는 것이 나중에 생각해봐도 참 신기하기만 하다. '혹시, 그 이야기가 에드가 알란 포우였을까?' 오래 전 이모가 들려 줬던 무서운 이야기가 말이다.
지금 생각하니 그 당시 이모는 ‘영문과’ 여대생이었다. 오래된 저택을 찾아간 남자의 층계를 올라가다 마지막 계단을 밟는 순간 뭔가 뭉클한 것이 밟혔으며 또 어두운 밤에 흰 옷을 입은 여자가 방문 앞에 나타났다는 으시시한 이야기였다. 어린 나이에도 나는 이 것이 흔히 듣던 귀신 이야기와는 뭔가 좀 다르다고 감지했던 것 같다. 병 때문에 고등학교 과정을 고학을 했던 이모의 목소리는 가늘고 조용했다. 마지막에 주인공이 그 집을 도망쳐 나올 때 우루루룽 무너져 내리는 집 뒤로 붉은 달이 떠 올랐다는 말을 할때 이모의 목소리는 꺼질듯 낮아져 있었다.
검은 하늘에 떠 있는 붉은 달을 직접 보기나 했던 것 처럼 책 표지에 쓰인 에드가 알란 포우라는 글자로부터 이모의 이야기가 깊은 바다 해초처럼 떠 올랐다. 실로 50년 전 일이다.
검은 하늘에 떠 있는 붉은 달을 직접 보기나 했던 것 처럼 책 표지에 쓰인 에드가 알란 포우라는 글자로부터 이모의 이야기가 깊은 바다 해초처럼 떠 올랐다. 실로 50년 전 일이다.
책을 집어 들었다. 실마리가 되는 단어라도 있을까 목차 먼저 살펴보니 과연 House 그리고 Fall 단어가 보인다. The Fall of the House of the Usher 를 찾아 마지막 부분으로 페이지를 넘겼다. 과연! 갈라지는 건물 사이로 붉은 달이 보인다는 내 기억 그대로 써 있었다. 아 그랬구나. 이모가 영문학도였었지. 나의 기억력에 감탄을 하고는 에드가 알란 포우는 다시 깊은 바다 속으로 들어 가버렸다. 그런데 바로 얼마 후에 다시 포우가 내 앞에 떠 올랐다.
어린이 탐정 이야기 모음집 ‘뉴욕 살인사건'을 가게에서 읽고 있었다. 무심코 다음 장을 넘기니 ‘에드가 알란 포우가 그를 죽였다. Edga Allan Poe killed him’라는 제목이었다. 섬뜻했다. 에드가 알란 포우? 맨해튼 북쪽 브롱스(Bronx)에 있는 포우 공원Poe Park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였다.
너무나 유명한 작가이지마 '아나벨리'라는 시 이외엔 아는 바가 없던 에드가 알란 포우가 갑자기 연거퍼 내 앞에 나타나는 걸 우연의 일치라고 해버리고 싶었다.
그러나 나의 에드가 알란 포우의 스토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러나 나의 에드가 알란 포우의 스토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우리 가게의 여름 총정리 50%세일을 할 때 였다. 한 손님이 진열장 구석에 있는 몽블랑 팬을 보여 달라고 했다. 청색과 흑색이 마블처럼 섞인 두툼한 만년필에는 진짜 금촉이 달려 있다. 팬을 꺼내며 그 밑에 있던 박스를 보며 숨이 멈췄다. ‘에드가 알란 포우’라는 흘려쓴 글자가 금색으로 적혀 있다. 나도 모르게 “죄송합니다.이건 세일 물건이 아닙니다.Sorry.This is not on sale”라고 말했다. 십 여년 전 가게를 인수할 때부터 진열장 아래에 묵혀 있던 그 팬은 한정판 예술가 씨리즈 중에 하나였다. 천 달라가 넘는 건데 반 값에라도 팔걸 그랬나, 불경기에 공연한 짓을 했나 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뉴욕 타임즈에서 에드가 알란 포우를 본 것도 그 일련의 사건이 있은 직 후였다. 그의 사진을 보며 마음이 복잡해졌다. 포우가 나에게 할말이 있는 건가? 무슨 뜻이 있는 것일까?
포우 탄생 200주년이라며 볼티모어와 필라델피아가 그의 묘지를 차지하려는 싸움을 다루는 기사였다. 그가 많은 작품을 집필했던 필라델피아에서는 볼티모에에 있는 그의 무덤을 넘겨 달라고 주장을 하고, 볼티모어는 링컨 대통령 살해범 무덤은 넘겨 줄 지언정 포우는 안된다며 버티고 있다는 기사이다.
포우 탄생 200주년이라며 볼티모어와 필라델피아가 그의 묘지를 차지하려는 싸움을 다루는 기사였다. 그가 많은 작품을 집필했던 필라델피아에서는 볼티모에에 있는 그의 무덤을 넘겨 달라고 주장을 하고, 볼티모어는 링컨 대통령 살해범 무덤은 넘겨 줄 지언정 포우는 안된다며 버티고 있다는 기사이다.
자, 이쯤에서 포우라면 미스터리 작품 하나쯤 만들어냈을까. 뒤 늦게 에드가 알란 포우에 읽어볼까 해도 어려워 페이지가 넘어 가질 않는다. 고학으로 대학을 간 이모가 이 어려운 것을 읽으셨다니.... 친정 어머니에게 이 모든 이야기를 이 메일 했다. 어머니는 이모에게 내 이야기를 하셨다고 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얌전하신 이모가 좀 흥분하는 것 같았다고 어머니는 이메일에 쓰셨다. 그 이모가 지금 병으로 누워계신다.
아직도 많은 부분이 베일로 감겨 있는 애드가 알란 포우가 왜 내게 신비스런 미스터리를 던져준 것일까? 삶 속에 지쳐있던 나에게 그 다운 브레이크를 걸었다고 여기기로 했다. 생각해보면 인생은 온통 미스터리와 미스터리의 얽힘이 아닌가 한다. 무엇을 우연의 일치라고 하고 무엇을 필연이라고 해야 할까. 무엇 하나 확실한 답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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