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홍수다. 새벽서부터밤까지글이넘쳐 난다. 스마트 폰 속의글 말이다. 역사이래이만한홍수가난것은노아시대이후처음일지도모르겠다. 스마트 폰은 인류를 끌고 가는 우주선이다.예전에는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갔는데 요즘에는 발 없는 글이 순식간에 만리를 간다. 발 없는 말은 흔적이 없었다. 증명해 낼 길이 없다. 그러나 발없는글은흔적을남긴다. 글자마다 확실한증거를남기면서 지구의구석구석을왕래한다. 특히 한국 사람들의 카톡이 그렇다.표정도없이억양도없이주고받는손바닥세상에희비쌍곡선이그어진다. 워낙이말많고소문좋아하는인간의본능이조그마한네모판안에서웃지못할사건을만든다. 온세상이내손안에들어 오고서울의 동생들과 LA동생과 동시에 카톡으로 통할수 있는 최첨단 테크놀로지에는 감사를 마지않는다. 그러나 내가 스마트 폰의 노예가 되어버린 것은 유감이다.언제어디서나 셀폰에서 내는 소리에는견뎌내질 못한다.운전을하다가도까꿍소리가나면반사적으로셀폰을찾는다. 싫으면서도 멀리 할수 없는 것이 카톡이다. 소리를 아주 꺼버리지는못해서 작은소리로세팅을해놓고도 미세한진동음에도반사적으로전화기를열어보기는마찬가지이다. 이렇게열어본카톡에 ‘엄청웃겨요.’’ 넘넘감동입니다.’ 라는글이들어와있으면맥이빠진다. 지혜의 글, 충고의글, 격려의글, 신기한글, 웃어보자는글이 줄을 잇는다. '배꼽빠집니다.' 한글에는김이빠지고 ‘가슴이아파요’에 무덤덤하다. 스티브 쟙스나 빌게이트가 되고, 예수님이나 부처님 같은 사람이 되라고 독촉한다.천년 백년 사는 법을 시끄럽게 가르친다. 처음에는보내는 사람의 정성을 생각해서 답글을쓰곤했다. 수십명에게 보낸 글을 그것도 여러번 받아 볼 때에는 “나를 생각해서 직접쓰신글을받고싶어요.”라고써보내기도 했다. 왜 들 이렇게 근거없는 글들을 주고 받는 것일까. 인터넷을 떠도는 인스탄트 글로 책을 읽는 즐거움을 대신하는 것이나 아닐까?노벨문학상을받은오르한 파무크는종이냄새가좋고 잉크냄새가좋아서 하루종일 방안에 앉아 글 쓴다고 했다. 또한 세상을 향한 자신의 분노를 알려주고 싶고 모든인생의아름다움과그풍성함을글자로옮겨놓는 일을너무나좋아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비록 이제는 종이 냄새도 잉크 냄새도 없지만 우리가 글은 읽는 이유도 마찬가지 아닐까. 이렇게 진솔하게 쓰여져서 나온 글을 읽으며 작가와 같은 마음을 누리며 한편으로는 글 자체를 내가 차지할 수 있다는 만족감일 것이다. 아무렇게나 떠 도는 글에서는 너와 나의 마음이 닿지를 않는다. 오히려 짜증이 난다.인터넷 에티켓이 절실해진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남도 좋아한다.'라고 누가 그랬나. '내가 싫어하는 것을 남에게 시키지 말라.'라는 황금율을 곰곰히 생각해 본다. 남의 입장이 되어 보라는 것이다. 글의 홍수 속에서 글을 쓰고 읽는 일이 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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